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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이 되려면 방 정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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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겸 댓글 0건 조회 497회 작성일 20-09-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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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이 되려면 방 정리부터! 

 저자 조윤제 

조윤제 (고전연구가) 오늘을 읽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지혜의 보고 인문고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고전을 읽었으며 지은 책으로는 《말공부》 《천년의 내공》《우아한 승부사》 《다산의 마지막 공부》 등이 있습니다. 



 출처 월간 샘터 , 2020.7, 50-52 (3 pages)  천년의 말들 



 자유가 말했다. 

 “자하의 제자들은 물 뿌리고 비질하는 일이나 손님 응대하는 일, 나아가고 물러나는 예절은 잘하지만 그런 것은 말단이다. 근본적인 것을 따져보면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으니 어찌하려는 것인가?” 

 자하가 이를 듣고 말했다. 

 “아! 언유(자유)의 말이 지나치구나. 군자의 도에서 어느 것을 먼저 전하고 어느 것을 뒤에 미루어두고 게을리하겠는가? 이를 풀과 나무에 비유하자면, 종류에 따라 가르침을 달리하는 것이다. 군자의 도에서 어느 것을 함부로 하겠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갖추고 있는 것은 오직 성인뿐이로다.” 

 《논어》 <자장> 


 자유와 자하, 두 사람은 모두 공문십철(孔門十哲)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공문십철은 공자의 뛰어난 열 명의 제자를 뜻하는데, 특히 공자는 문장과 학문에 뛰어난 사람으로 자유와 자하 둘을 들었다. 공자가 인정했던 높은 학문의 경지를 지닌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옳으냐에 대해서는 평범한 우리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자유는 자하가 너무 기초적인 일에 치우쳐 정작 높은 차원의 도를 제자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것을 탓했다. 그래서야 언제 학문의 진전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자하의 생각은 달랐다. 군자의 도는 일상의 일에서부터 높은 도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미치지 않는 것이 없어 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학문의 처음에서부터 높은 차원의 도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성인밖에 없으니, 제자들은 자기 수준에 맞게 기본적인 이론에서부터 높은 도에 이르기까지 합당한 배움을 얻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논어》에 실려 있는 공자의 가르침을 보면 자하가 좀 더 공자의 뜻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논어》 <헌문>에 실려 있는 고사를 보면, 공자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자인 자공이 의아해서 “어찌 사람들이 스승님을 몰라주겠습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일상의 일을 배워서 심오한 이치에까지 도달했으니(下學而上達), 나를 알아주는 것은 저 하늘이로다!” 

 공자의 학문은 그 차원이 높다. 하지만 제아무리 높은 차원이라고 해도 그 시작은 바로 일상의 삶이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 충실함으로써 높은 차원의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공부의 근본은 도와 덕일지라도, 그 시작은 바로 가까운 일상의 삶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예기》 <내칙>을 보면 집안의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을 말해준다. 

 “안팎의 사람들은 첫닭이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옷을 입는다. 베개와 대자리를 걷고 방과 마루, 뜰에 물을 뿌리고 청소한 다음 자리를 펴놓는다. 그런 다음에 각자가 맡은 일을 한다.” 

 원래 <내칙>은 집안의 부녀자들이 행해야 하는 도리를 주로 말한다. 하지만 이 글은 부녀자만이 아닌, 집안의 모든 사람이 하루를 시작하는 규범을 말해준다. 남녀를 막론하고 집안의 사람들은 첫닭이 울면, 요즘으로 치면 알람이 울리면 모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몸을 가다듬고, 침구 등 주변을 정리한다. 그리고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한 후에 각자에게 맡겨진 일을 시작한다. 


 이는 단순히 몸을 깨끗이 하고 주변을 정돈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과 주변을 깨끗이 하는 일을 통해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집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 사회에서 그 어떤 대단한 일을 하든 예외가 없다. 자신의 것은 스스로 챙겨야 하고,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 물론 높은 지위의 사람이라면 남을 시켜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에게 속한 사적인 일에 대해서는 남을 시켜서는 안 된다. 이러한 구분이 뚜렷하지 않으면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 


 전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보면, 인생의 중요한 법칙 12가지 중의 한 가지는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이다.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법칙이라기에는 의외로 너무 사소한 일 같지만 찬찬히 책을 읽어보면 인생의 중요한 법칙으로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불행에 대해 남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고, 심지어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은 그 불행을 이겨내기 힘들다. 역경을 당할 때 먼저 자신을 성찰하고 자기 삶에서부터 해법을 찾아 나가는 사람은 이겨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그 시작은 바로 옳지 않은 것은 중단하고, 주어진 일상에 충실한 것이다. 

 공자가 말했듯이 그 어떤 높은 이상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낮은 땅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기 주변을 정리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세상의 환경을 외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 자신은 물론 온 집안이 부도덕한 사람이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높은 이상도 그 시작은 현실의 자신이다. 일상에서 증명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인정받을 수 없다. 


 《채근담》은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고, 실패했을 때도 포기하지 않으면, 이것이 진정한 영웅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루하루의 일상을 그저 충실히 살아가면 된다. 위대한 사람들은 위대한 일이 아니라 작고 평범한 일상을 충실히 쌓아갔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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